2023다295695   부당이득금   (아)   파기환송



[토지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행사 제한 여부가 문제된 사건]



◇토지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되는 경우 및 그 판단 기준◇



  어느 사유지가 종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또는 도로예정지로 편입되어 사실상 일반 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토지 소유자가 스스로 그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거나 그러한 사용 상태를 용인함으로써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이 이를 무상으로 통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의 점유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 토지인도청구 등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ㆍ배타적인 사용ㆍ수익권의 행사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독점적ㆍ배타적 사용ㆍ수익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는 소유자가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소유자가 토지를 공공의 사용에 제공하거나 그 사용을 용인하게 된 경위와 그 규모, 토지 제공 당시 소유자의 의사, 토지 제공에 따른 소유자의 이익 또는 편익의 유무와 정도, 해당 토지의 위치나 형태,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소유자가 보인 행태의 모순 정도 및 이로 인한 일반 공중의 신뢰 내지 편익 침해 정도, 소유자가 행사하는 권리의 내용이나 행사 방식 및 권리 보호의 필요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 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다295442 판결 등 참조).



☞  망인은 1974. 4. 10.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매수한 후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하여 총 31필지로 분할하였고, 그중 도로 부분인 이 사건 토지 외 2필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모두 매도하였음. 이 사건 토지는 망인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매수하기 전인 1970. 1. 25. 이미 서울특별시 고시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도로)로 결정된 상태였음. 원고들은 망인의 상속인으로서, 도로로 사용되는 이 사건 토지의 점유자인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사안임



☞  원심은, 망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독점적ㆍ배타적인 사용ㆍ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보아, 상속인인 원고들이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  대법원은 위 법리를 설시하면서, ➀ 망인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분할할 당시 이 사건 토지는 도로가 아닌 ‘답’으로 이용되었을 뿐, 아직 도로가 개설되기 전이었던 점, ➁ 이 사건 토지 부분이 공로에 출입하는 유일한 통행로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 이 사건에서 나타난 각 판단요소들에 비추어 망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  한편, 이 사건은 소제기 당시에는 소액사건이었으나, 원고들이 청구취지를 확장함으로써 소액사건이 아니게 되었으므로,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각호의 사유로 상고이유가 제한되지 않음

 

 

 

대법원 2024. 4. 4. 선고 2023다295695 판결

 

1. 관련 법리
어느 사유지가 종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또는 도로예정지로 편입되어 사실상 일반 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토지 소유자가 스스로 그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거나 그러한 사용 상태를 용인함으로써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이 이를 무상으로 통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의 점유자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 토지인도청구 등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ㆍ배타적인 사용ㆍ수익권의 행사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독점적ㆍ배타적 사용ㆍ수익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는 소유자가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소유자가 토지를 공공의 사용에 제공하거나 그 사용을 용인하게 된 경위와 그 규모, 토지 제공 당시 소유자의 의사, 토지 제공에 따른 소유자의 이익 또는 편익의 유무와 정도, 해당 토지의 위치나 형태,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소유자가 보인 행태의 모순 정도 및 이로 인한 일반 공중의 신뢰 내지 편익 침해 정도, 소유자가 행사하는 권리의 내용이나 행사 방식 및 권리 보호의 필요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 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다295442 판결 등 참조).
2. 인정 사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74. 4. 10.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지번 1 생략) 답 186평 및 같은 동 (지번 2 생략) 답 1,210평(이하 위 두 필지를 가리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1974. 4. 2.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망인은 1974. 4. 24.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지번 3 생략) 답 1,396평의 토지로 합병하고, 1974. 5. 1. 합병한 토지를 다시 같은 동 (지번 4 생략)부터 (지번 5 생략)까지 31필지로 분할하여 그 중 도로 부분인 (지번 6 생략), (지번 7 생략), (지번 8 생략)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도하였다.
그런데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지번 7 생략) 답 35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는 망인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매수하기 전인 1970. 1. 25. 이미 서울특별시 고시 1970-제32호 도시계획시설(도로)로 결정된 상태였고, 피고는 2020. 6. 4.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고시 제2020-104호를 통하여 이 사건 토지가 포함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지번 9 생략)부터 (지번 10 생략)간 도로개설공사를 하는 도시계획시설(도로)사업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하였다.
한편 망인은 2015. 1. 8. 사망하였고, 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로서 망인의 재산을 상속하여 현재 이 사건 토지를 각 1/4지분씩 공유하고 있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판시와 같은 이유로 망인이 스스로의 계획하에 적극적으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매수하고 합병한 후 이 사건 토지를 분할하여 도로 부지로 제공하는 방법으로 함께 매수한 나머지 토지들의 가치를 증대시킨 후 이를 각 매도하였으므로 이 사건 토지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망인의 포괄승계인인 원고들 역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독점적,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대법원의 판단
가.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망인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당시 이 사건 토지는 도로가 아닌 ‘답’으로 이용되었으므로, 만일 이 사건 토지가 도시계획시설(도로)로 고시되지 않았다면, 망인은 이 사건 토지를 도로가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위와 같은 서울특별시 고시로 인하여 관련 법령에 의한 도로 설치가 예정됨에 따라, 이 사건 토지 위에는 건축물을 신축할 수 없는 등 사용수익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망인은 부득이 도시계획선에 맞추어 이 사건 토지를 분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망인이 이 사건 토지를 분할할 당시 이 사건 토지가 ‘답’으로 이용되었을 뿐, 아직 도로가 개설되기 전이었으므로, 망인이 무상으로 이 사건 토지 부분을 도로 부지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가졌다기보다는, 향후 서울특별시가 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수용 등의 보상을 기대하였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2) 분할 당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위쪽 부분에는 공로로 출입할 수 있는 다른 통행로가 존재하였으므로, 이 사건 토지 부분이 공로에 출입하는 유일한 통행로라고 보기도 어렵고, 분할 후 일부 토지 부분과 공로 사이에 통행로로서 이 사건 토지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폭이 8m 정도에 이르는 이 사건 토지 전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3) 그렇다면 지목이 ‘답’인 이 사건 토지가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되고 분할 후 일부 토지의 효율적인 사용ㆍ수익에 기여하게 된 것은, 위와 같은 도시계획시설의 지정에 따른 부득이한 결과일 뿐, 망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망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권리 포기의사를 표시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상 망인이 스스로 이 사건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여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거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망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독점적․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포기 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소액사건의 범위를 규정한 소액사건심판규칙 제1조의2는, 소액사건심판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소액사건은 제소한 때의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금전 기타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제1심의 민사사건으로 하되, 다만 ① 소의 변경으로 본문의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사건과 ② 당사자참가, 중간확인의 소 또는 반소의 제기 및 변론의 병합으로 인하여 본문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과 병합심리하게 된 사건은 소액사건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은 소제기 당시에는 소액사건이었으나, 원고들이 2023. 1. 11. 청구취지를 확장함으로써 소액사건이 아니게 되었음이 분명하므로,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각호의 사유로 상고이유가 제한되지 않는다.
5.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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